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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與, 판문점 선언 비준 '속도 조절' 들어갔지만…대북 정책 기조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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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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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4ㆍ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당론으로 추진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고 청와대 역시 현재로선 무리라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그러나 당내 일부 중진급 의원들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강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여전히 낙관적 주장을 펼치면서 당 대북 정책 메시지에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계기로 남북 긴장 상태가 고조되면서 민주당의 대북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현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추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조금 논의를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상황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당과 정부 간에, 당정청 간에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장 무리하게 추진보다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은 일단 정부에서 제출돼야 한다"며 "정부 측에서 적절한 제출 시기나 상황을 볼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섰다. 그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관련해서도 "개별 의원들께서 발의했기에 자연스런 과정을 거쳐서 진행될 것 같다"며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송 대변인은 "톤 다운(tone down)' 된 느낌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한가한 사람처럼 느끼지 않겠느냐"며 당 지도부의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이같은 입장 변화는 대북 강경 기조로 전환한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사견을 전제로 "현재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의 비준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며 "(청와대 내) 전체적인 인식 논의가 있었고 논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비준이) 어려울 것 아니냐는 판단"이라고 했다.


여론 역시 판문점 선언 비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판문점 선언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을 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비공감' 응답이 51.6%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공감' 응답은 39.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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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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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 중진 의원 일부가 여전히 대북 정책과 관련한 낙관적 목소리를 내면서 내부 혼선을 빚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는 포기할 수 없는 문제이고, 한반도의 평화 협력 문제는 지속적으로 우리가 인내심을 가지고 해야 할 문제지 일희일비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한 술 더 떠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했다. 그는 "말로 북한을 설득한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며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바로 개성공단 문을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열어 당 차원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이 참석한다. 다만 17일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참석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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