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부터 경마, 투견까지…다단계 머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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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기자 = 해외 카지노 게임에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베팅하는 라이브 카지노, 현금이 오고가는 온라인 고스톱과 포커, 인터넷 슬롯머신, 사설경마, 사설경륜·경정, 사설 스포츠토토 등 온라인 불법도박의 종류는 널리 알려진 것만 10여 종류에 이른다.
기존 인터넷 도박은 주로 유명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고스톱과 포커와 같은 대중적 게임들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 휴대폰 소액결제나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게임머니를 지급받고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한 게임 당 무제한 베팅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게임머니를 돈으로 환전해 주는 머니상들이 생겨나면서 결국 합법적 게임 사이트가 불법 도박장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음지에서 은밀히 운영되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불법 머니상들이 더욱 활개를 치는 상황이다.
최근엔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신종 머니상들도 등장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2월 4일 전국에 최다 PC방 가맹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A사의 임원 황모 씨(36)와 총판 및 환전 위탁업체 B사 대표 장모씨(43) 등 7명을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한 혐의(게임산업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온라인 도박게임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끌어 모은 뒤 수수료 명목으로 130억원의 거액을 챙겼다. A사 아래 노블레스-플래티늄·골드-에이스 등 등급에 따라 모집회사를 두고 이들에게 고객으로부터 챙기는 수수료의 0.3%, 0.5%, 6%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A사는 고객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1.5%를 챙겼다. 다단계 방식으로 온라인 도박 고객을 끌어 모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온라인 사설경마 시장은 대략 4조~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오프라인·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졌던 사설경마는 지난 2009년 7월 온라인 배팅이 금지되면서 불법 사설경마 사이트의 확산을 더욱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베팅을 지금처럼 규제할 경우 건전한 경마 팬들까지도 음지로 스며들 것이란 우려도 터져 나온다. 사설 경마는 주로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폐쇄적 공간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진다. 최근엔 사이트 운영자가 사설경마와 사설경륜·경정을 통합해 운영하는 추세도 보인다. 사설경마는 사설경륜·경정과 마찬가지로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경마장에서 진행되는 경마경기의 승패, 배당률을 그대로 적용해 진행된다. 단 한국마사회법상 경마 베팅 금액은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사설경마는 배팅금액에 제한이 없다. 이로 인해 자칫 도박의 늪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지지 때문이다.
인터넷 도박 가운데서도 최근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건 불법 스포츠 도박.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상에 형성된 사설 스포츠토토 규모는 7조6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면위에 떠오르지 않은 유령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금액을 포함하면 최소 10조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사설 스포츠토토의 가장 큰 문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10대 청소년들 절반 가까이가 사설 스포츠 도박을 경험했고 심각한 도박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심지어 최근엔 초등학생들의 참여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취재 중 만난 한 초등학생은 “한 반에 보통 5명 정도는 사설 스포츠토토를 경험해 본 경험이 있다”며 “주로 친구 집에 모여 다 같이 즐긴다”고 털어놨다.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스포츠토토의 운영방식을 그대로 본떠 옮겨왔다. 축구, 농구, 야구, 배구, 골프 등의 스포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수령하는 식이다. 하지만 사설 도박 사이트는 기존 방식에서 더 나아가 환급 금액과 배당률을 높여 참여율은 높인다.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60~70%의 배당금을 돌려주는 반면 불법 도박 사이트는 한 경기에 걸린 총 베팅액의 80~90%를 이용자에게 돌려준다. 환급률이 1.5배 가까이 높다.
환급방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선 스포츠토토는 당첨이 되면 배당률 100배까지 토토판매점에서 환급 받을 수 있다. 100배 이상인 경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정한 은행(신한은행)에서 환급 받아야 한다. 대신 환급 기간은 경기 종료 후 이틀 후부터 1년 사이다. 환급 기간 외에는 환급이 불가능하다. 반면 사설 스포츠토토는 경기 결과 후 1~2시간 내에 실시간 환급이 이뤄져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스포츠토토는 한 경기당 베팅 상한선이 10만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사설 도박 사이트는 무제한 베팅이 가능하다. 또한 스포츠토토가 최소 2게임~최대 10게임까지 베팅이 가능한 반면 사설 사이트는 게임 베팅에 대한 제한이 없다. 욕심을 부리다보면 그만큼 돈을 잃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배당률을 높이는 방법도 승무패나 점수를 맞추는 기존 방식 외에도 다양하다. 언더오버(두 팀 간 점수의 합이 사이트가 정한 기준점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맞히는 방식), 첫 득점, 첫 3점슛, 첫 반칙 등에도 일일이 베팅할 수 있다. 심지어 야구경기에서 투수의 첫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지 볼이 될지 까지 세분화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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