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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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내가 재선에서 이기게 해달라’며 지원을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곧 출간 예정인 자신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내용을 일부 발췌해 게재했다. 이 저서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막후에서 나눈 대화를 언급하면서 “그때 트럼프는 놀랍게도 미국의 차기 대선으로 이야기를 돌렸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과 중국의 대두, 밀 수입 증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에서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살 것을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를 한 일화도 공개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해당 저서 발췌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도중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힌 쪽지를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건넸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한달 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도 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이를 두고 NYT는 “스스로를 변함 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 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은 지난 16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기밀 누설 금지에 관한 고용 계약을 위반했다며 법무부와 법무장관실 명의로 출간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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