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틴 태너-임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한 성공회 교회가 목사보(curate) 신청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성공회는 해당 성직자에게 사과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1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더럼대에 재학 중인 수습 교구목사인 오거스틴 태너-임(30)은 남부 잉글랜드 지역의 한 교회 목사보 자리에 지원했다.
태너-임은 그러나 지난 2월 그가 훌륭한 능력을 가졌지만 해당 교회의 목사보 자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에 충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은 구체적으로 "인구 통계상 우리 교구 주민들은 거의 다 백인 노동자계층"이라며 "당신이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불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목사보 채용을 위해 추가적인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태너-임은 해당 이메일을 받고 매우 깊은 고통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시카고 출신의 아프리칸-아메리칸으로, 그리고 부모와 조부모가 흑인 민권운동 시대에 살았던 사람으로, 나는 내 피부색과 성직자로서의 능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회가 인종차별주의와 관련해 제도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성공회 측은 즉각 사과에 나섰다.
성공회 측은 "인종적 유산을 근거로 목사보나 다른 어떤 지위가 거절됐을 수 있다는 주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에게 사람을 보내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리더십이 잉글랜드 국민의 풍부한 유산을 대표할 수 있도록 영국 성공회가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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