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증인 소환 불발…재판부 "이미 1심에서 충분히 신문"
'별장 성 접대 의혹' 김학의 항소심 첫 공판 출석 |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억대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뇌물과 직무에 관련한 증거"라며 유 전 부시장의 판결문과 한국법조인대관, 서울중앙지검 검사 배치표 등을 증거로 신청했다.
검찰은 "다른 사건들에서 나온 법원의 판단과 달리 (김 전 차관에 대한) 1심은 고위직 검사의 직무 관련성을 매우 좁게 판단해서 무죄를 선고했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검사와 '스폰서' 관계에 확정적인 면죄부를 주는 부적절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부시장은 1심에서 직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한 결과 뇌물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는데, 김 전 차관 사건에서도 직무 관련성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에 재직하던 2010∼2018년 투자업체나 신용정보·채권추심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고, 현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별장 성 접대 의혹' 김학의 항소심 첫 공판 출석 |
검찰은 또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지목된 윤중천 씨를 항소심에서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윤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된다"며 "검찰은 수사 당시 윤씨를 조사했던 검사가 1심 재판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다시 신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충분한 이유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서면으로 다시 증인 신청 취지를 정리하면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재판부는 다른 뇌물 공여자인 사업가 최모 씨를 다음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윤씨의 협박을 받고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 A씨의 경우 본인이 증언을 원하면 부르기로 하고 검찰에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윤씨와 최씨 등으로부터 총 3억3천만원에 달하는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러나 1심은 일부 뇌물 혐의는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성 접대를 비롯한 나머지 뇌물 혐의는 공소시효가 끝난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별장 성 접대 동영상'을 비롯한 증거에 등장하는 남성은 김 전 차관이라며 성 접대를 사실로 인정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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