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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백악관, 결국 ‘볼턴 회고록’ 출판 금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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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악영향 사전 차단 의도
한국일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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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경질 당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결국 법적으로 막아 섰다. 국가 기밀이 노출돼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치부를 드러내는 대형 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탄핵 국면에서 정작 침묵하던 볼턴이 ‘책 장사’를 하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미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출간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워싱턴 연방법원에 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법무부와 법무장관실 명의로 제기한 소송에서 책에 기밀 정보가 넘쳐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도 전날 볼턴의 회고록을 겨냥해 “그가 책을 쓰고 책이 세상에 나온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어서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 측은 백악관의 주장을 즉각 일축했다. 볼턴 변호인 찰스 쿠퍼는 “볼턴은 기밀누설 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수개월 동안 검토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도 “국가안보회의(NSC)에 지난해 12월 30일 회고록 원고를 넘겼고 NSC는 4번이나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볼턴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하면서 목격한 백악관의 내밀한 속사정을 592쪽 분량에 담았다. 특히 군사원조를 대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엮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책이 출간될 경우 트럼프 측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외교정책을 부동산 협상처럼 여긴 탓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적성 국가와의 관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내용도 기술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층은 물론, 반(反)트럼프 진영에서도 볼턴의 회고록 출간을 비판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탄핵 국면 당시 의회에서 트럼프에게 ‘결정타’가 될 수 있는 증언을 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책을 펴내려는 것은 홍보 효과를 노린 꼼수라는 지적이다. 실제 현재 트위터에서는 ‘보이콧 볼턴’이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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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볼턴' 해시태그를 한 트위터 게시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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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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