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설립한 LKB, 여권 주요 형사사건 변호인에 이름
현 정권 인사들 변호 맡아 공직자·재벌에 ‘메시지’ 분석도
내일(18일) 대법 전합 회부되는 이재명 사건도 변호
일각선 전관 부각으로 ‘전관예우 특혜 근절 저해’ 비판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설립자 이광범 전 대표변호사.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대법원과 대검찰청을 비롯해 전국 최대 규모 법원과 검찰청이 있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최근 대형로펌보다 더 자주 호명되는 로펌이 있다.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다.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이광범 변호사가 설립한 엘케이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여권 유력 인사들의 변호를 도맡으며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엘케이비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예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상고 9개월 만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사건을 회부하면서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엘케이비 설립자인 이광범 변호사의 친형 이상훈 전 대법관도 이 지사를 변호하고 있다.
엘케이비는 현재 법조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재판으로 꼽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비롯해 현 여권 인사들의 재판에 변호인으로 나서고 있다. 포털사이트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변호도 맡았다.
법조계에선 엘케이비에 주요 사건이 몰리는 이유를 두고 ‘전관의 힘’과 ‘입소문’이 합쳐져 인지도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대형로펌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수임을 꺼리는데, 판사 출신 전관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엘케이비는 유력 정치인 사건을 두루 맡으면서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서초동에서 소형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변호사는 “특히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 사건을 맡으면서 고위공직자나 재벌들에게 ‘믿고 맡기는 로펌’이라는 메시지가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등 과거 법원 내 요직으로 꼽히던 자리를 두루 거쳤다.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친형이 먼저 대법관이 되면서 임명되지 못했고, 법원을 떠나 엘케이비를 차렸다.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별검사를 맡았다. 이 변호사는 최근 법인등기상 대표에서 빠지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초대 처장을 맡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부부 변호를 모두 맡고 있는 김종근 변호사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하지만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엘케이비가 주요 형사사건을 도맡는 데 대한 변호사업계 반감도 만만치 않다. 사법개혁의 주요 과제인 ‘전관예우 특혜 근절’을 저해한다는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다. 한 변호사는 “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유력 정치인들이 엘케이비를 찾는 이유가 전관 변호사에 대한 기대감 아니겠냐”며 “사법신뢰를 가장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전관예우라는 걸 생각해보면 적절해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 법무실장 재직시절 전관예우 근절방안을 발표했던 이용구 변호사도 엘케이비를 거쳤다. 부장판사 출신의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실장에 발탁돼 2년 8개월간 근무하다가 최근 사직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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