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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朴 의장 ‘상임위 강제 배정’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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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의원들,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 “의장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공세 / 사태 풀 묘수없어 중재역할 한계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5일 강행한 ‘상임위 강제 배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박 의장이 오는 19일 원 구성을 공언했지만 여야 경색으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일보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16일 통합당은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속 의원 20여명과 함께 박 의장을 찾아가 “(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사상 유례 없는 의회 폭거를 감행하고, 대한민국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박 의장이 결자해지하는 모습으로 강제 배정 위원들로 구성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박 의장이 “어제(15일) 나는 최소한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며 사실상 통합당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의 분리’와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비율 (11대7) 배분’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 의장은 19일 본회의를 열고 원구성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거대 여당과의 대치 국면에서 마땅한 ‘묘수’가 없는 통합당에서는 박 의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의장이 다른 국회의장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여당의 눈치를 보는 그런 나약한 국회의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박 의장을) 의장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조 최고위원은 국회의장의 공정성을 언급하며 “(박 의장이) 그렇게 정치적 소신이 있는 분 같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박 의장으로서도 여야 협상을 중재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합당 원내지도부가 사퇴를 선언하는 등 여야가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중재자’로서 박 의장의 역할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도) 할 만큼 했다고 본다. 협상도 여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여야가 각자 입장만 고수하는 지금 상황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에 이른 것에 대한 의장의 책임도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의장이 좀더 합의를 이끌어냈어야 한다”며 “정파적 판단에 치우쳐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아닌가 싶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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