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락사무소 비참하게 파괴됐다" 공식 발표
남북관계 기대 완전히 접어…한반도빙하기 예고
개성공단 완전철거·NLL 등서 군사도발 우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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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관계가 분단 이래 최악의 시기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중앙TV 등은 폭파 2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5시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남김없이)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해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해버린 데 이어 우리측 해당 부문은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개소 1년 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건물 폭파를 예고한 지 사흘 만에 속전속결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상당기간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지 않을 것임을 이번 폭파 행동으로 명확히 표시했다"면서 "분단 이후 최악의 남북관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개성공단의 완전 철거, 그리고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북한은 곧바로 신속하게 개성공단의 완전 철거에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김여정의 지난 4일 담화 발표 이후 한국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탈북민 단체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북관계를 냉전시대의 적대적 관계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이처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은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향후 본격적인 대남 군사도발에 나설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공개보도 형태로 발표한 보도에서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밝혔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연속적 행동'으로 갈 것이고, 비무장지대의 요새화(무장화), 대남삐라 맞불 등으로 군사합의 파기로 가는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북한의 대남 공세 '속도전'을 볼 때 다음 순서로는 지난 4일 언급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예고한 후 도발하는 행태를 볼 때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기습보다는 보여주기식 도발의 가능성이 크다"며 "해안포를 개방하거나 NLL 인근에서 포사격을 하는 등의 도발을 통해 9·19 군사합의 무력화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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