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손정우 "한국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도"

다음달 6일 미국 송환 여부 결정…손씨 아버지 "한번만 기회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이 16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손씨의 아버지가 재판을 참관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미국에서 신병 인도를 요청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 씨가 법정에 나와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해 송구스럽다"며 "대한민국에서 처벌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받겠다"고 선처를 구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는 16일 오전 손씨에 대한 인도심사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출석한 손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재판을 받았다.

손씨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6일 추가 심문기일을 열고 손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서 손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관해 많은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혔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인도 수사과정에서 인정했다며 국내에서 죄가 된다면 달게 받을 생각이 있다고 했다.

반면 검찰 측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범죄수익에 대한 흐름을 파악한 것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서였다며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기소할 정도로 충분한 증거를 갖추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해당 사건은 미국에서 54명이 체포될 정도로 국제적 파급력이 큰 사건이라며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손씨를 미국에 송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손씨의 아버지는 침울한 표정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을 마치고 손씨의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살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아들이) 어린 나이"라며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해준다면, 한 번만 기회를 더 준다면 속죄하며 살라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아들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손씨는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의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법무부는 이중 처벌 논란을 감안해 그의 범죄 혐의 중 국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국제 자금 세탁 혐의를 두고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4억여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기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고 4월 27일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됐다.

인도심사는 고등법원을 관할로 하고 불복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단심제로 운용된다. 최종 인도결정이 내려지면 손씨에 대한 인도는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집행될 예정이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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