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자 150명 편집장에 서한…CNN 기자들 "SNS에 의견 밝히게 해달라"
블룸버그·NYT 등서도 잇달아 불만과 우려 제기
"유색인종 학생을 범죄자 취급"…美 '학교경찰' 퇴출 잇따라 (CG)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리 언론사의 인종 관련 보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현재 상태로는 괜찮지 않다는 데 공감합니다. 이미 검토에 착수했으며, 편집국 내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 파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간판 언론사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전역을 뒤덮은 인종차별 철폐 시위를 계기로 사내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내밀한 '집안 사정'을 15일(현지시간) 기사화했다.
지난달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면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WSJ을 포함한 주요 신문, 방송들도 변화의 흐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이유로 인종 관련 보도를 소극적으로 다룬 것은 아닌지, 회사의 조직 구성에 인종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WSJ에서는 지난 12일 150명 이상의 기자들이 발행인 및 편집장에게 편지를 보내 채용, 보도 등을 포함한 사안에서 인종 다양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백인을 포함한 많은 WSJ 기자들이 우리의 인종 관련 보도 방식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다"고 밝히고, 사내 유색 인종 부족 및 이로 인한 부실 보도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WSJ 발행인은 답장을 보내 이 같은 우려에 공감을 표하고 관련 사안의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 보도채널인 CNN 방송에서도 최근 기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보도국 기자들이 제프 저커 회장을 상대로 소셜미디어에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이 금지된 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저커 회장은 구성원들의 시위 참여를 제한한 기존 방침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에서도 이달초 기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자사 보도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철폐 시위를 충분히 공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시 화상 모임에 참석한 에디터들은 즉답을 피해갔다. 블룸버그는 주로 경제를 다루는 매체이며, 독자들은 다른 주요 매체를 통해 플로이드 사태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답변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편집국 책임자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서는 한 기사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시위 문구를 빗대 '빌딩들도 소중하다'는 제목을 붙였다가 기자들의 반발로 총괄 에디터가 사임했다.
미국 최고 권위의 뉴욕타임스(NYT)에서는 지난 3일자로 시위 현장에 군대를 투입해야한다는 기고문 게재를 결정했던 사설 담당 편집장이 결국 사퇴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농성하는 '흑인사망' 시위대 |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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