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외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대선 정국 속에서 남북 및 북미 대화에 진전이 없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미국 대선을 거론하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간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않은 일에 부닥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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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지난 2년, 북미 관계는 '싱가포르 이전'으로 원점 회귀했고 북한이 미 대선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가을쯤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 N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아름다운 친서에서 어두운 악몽까지: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도박은 어떻게 파산을 맞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적 시간 낭비'에 대한 종지부를 공식 선언했다"면서 "핵 포기를 견인하기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달콤한 협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지만, 위험성 큰 시도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장은 "북한이 제안한 건 핵무기 축소가 아니라 제재 완화를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캠페인에 활용할 좋은 뉴스 거리를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외교 접근도 대북 외교에 대한 힘을 뺐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 훈련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했고 한국에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내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먼 나라의 분쟁 해결은 미국의 의무가 아니다. 미군의 책무는 다른 나라 재건이 아니라 미국 수호"라면서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아니다"라고 또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외교 정책 의제에 북한이 주요하게 올라가 있고 남북·북미 관계 진전에 노력하고 있다는 미 국무부 등의 발언과는 결이 다르다.
김여정 북한 노동장 제1부부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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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VOA(미국의 소리)에 "미국은 늘 남북한 관계 진전을 지지해왔고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행보에 실망을 느끼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상의 장으로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문제에 있어 동맹인 한국과 함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한국 방어 의지는 철통 같다"고 덧붙였다.
11월 대선 전후로 미 정부가 어떤 대북 접근을 보이느냐에 따라 북미·남북 관계가 전진할지 후퇴할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 공영라디오 NPR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 돌파구라고 평가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2년 뒤 북미 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NPR은 평양이 추가 도발을 준비해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잠시나마 오랜 북미 간 적대 관계가 마침내 해빙을 맞는 것으로 보였던 2년 전과 큰 괴리가 있다고 전했다.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내놓고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며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혀 사실상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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