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으로서 역할 하지 못한 제 잘못”
15일 오전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경남 창녕 9세 여아를 학대해온 계부가 딸에게 “정말 미안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5일 10시15분쯤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도착한 계부 A(35)씨는 취재진 앞에서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말한 다음 자리를 떴다.
학대 아동이 욕조에서 숨을 못 쉬게 학대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욕조에 (의붓딸을) 담근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계부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가 우려된다는 사유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창원지법 밀양지원 영장전담 신성훈 판사는 계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앞서 경찰은 두 차례 계부를 조사했고 계부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지난 4일 소환조사와 달리 체포된 13일 조사에서는 혐의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정도가 심한 학대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아의 진술을 토대로 쇠사슬, 프라이팬, 빨래 건조대 등 혐의를 입증할 도구를 상당수 확보했다.
피해 아동이 꾸준히 일기를 써왔다는 점을 확인한 경찰은 아동의 일기장도 증거물로 확보했다.
친모(27)는 자해를 시도해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15일 오전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앞서 피해 아동은 지난해 29일 오후 5시쯤 경남 창녕군의 한 빌라 앞에서 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도망치다가 시민 송모씨에 의해 구조됐다.
송씨는 아이의 겉모습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편의점에 데려가 도시락과 과자를 사먹였다. 이후 아이는 부모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고 현재 아동보호기관(쉼터)에 머무르고 있다. 학대 현장에 같이 머물렀던 3명의 동생들도 정신적 학대가 우려돼 부모와 떨어져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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