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평화센터가 12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생전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2000년 이 여사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나란히 선 모습.(김대중평화센터 제공) 2019.6.12/뉴스1 |
[the300]남북관계 위기가 격화된 가운데 맞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에 남북이 대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6.15의 의미를 거듭 강조한 반면 북측은 6.15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으며 "보복하겠다"고 적대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6.15 20주년을 맞은 정부 입장과 관련, "6.15 선언은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함께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데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년간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6.15 선언의 정신 위에서 진전을 거듭해왔다"며 "정부는 6.15 선언을 비롯한 남북합의를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이날 6.15 남북공동선언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축사에서 "남북관계가 방향을 잃으려 하는 지금 6.15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 역사에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해 6.15 정신을 원칙으로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북측은 북한 매체 등에 6.15 20주년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6.15 북측위가 남측위에 연대사를 보내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싱가포르조미(북미)공동성명의 채택은 전 세계의 전폭적인 지지 찬동을 받았다"며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던 분위기와도 온도차가 크다.
대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는 제목의 정세 논설을 통해 "우리의 보복 행동은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대남 적대감을 다시 표출했다.
신문은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막고자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위기 모면을 노린 기만적인 술책', '사태를 어물쩍 넘기고 우리 인민의 분노를 눅잦히려는(누그러뜨리려는) 요술'이라 폄훼했다.
또 지난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내용을 되풀이하며 "우리는 지켜보면 볼수록 환멸만 자아내는 남조선 당국과 더 이상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리었다"며 "남은 것은 천벌 받을 죄악의 대가를 받아내는 것뿐"이라 했다.
긴장이 고조된 이 같은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해 우리 정부·민간이 당초 계획했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의 규모도 축소됐다.
통일부, 서울시, 경기도, 김대중평화센터가 등 행사 주최측은 이날 저녁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리는 '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을 당초 예정보다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통일부 출입기자 등으로 이 행사의 공동취재단을 꾸리기로 했다가 이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고, 행사 시간도 계획보다 단축할 계획이다.
권다희 , 강주헌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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