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의 치솟는 분노 식혀줄 징벌 손꼽아 기다려"
김여정 담화 "형체없이 무너질 것" 현실화 예고
2018년 9월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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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철거를 예고한 가운데 북한은 주민들의 입을 빌어 연락사무소의 물리적 폭파를 암시하는 등 고강도 대남압박을 이어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단호한 징벌의 시각만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남덕청년탄광 김혁청년돌격대원들의 대화를 소개했다.
기사 속에서 한 돌격대원은 "자네도 신문을 보았겠지.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통쾌하더군"이라고 말한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13일 담화에서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면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담화는 이튿날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게재됐다.
또다른 돌격대원은 "미친개에게는 그저 몽둥이찜질이 제격"이라면서 "착암기로 그놈들의 가슴팍에 통구멍을 내고싶어 어디 견디겠나"라고 맞장구를 친다.
그러면서 돌격대원은 "우리 돌격대가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인지 뭔지 하는것을 콱 폭파해치웁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바야흐로 원수들의 머리위에 쏟아져내릴 징벌의 무서운 불벼락을 가슴 후련히 그려보는 사람들이 어찌 이곳 돌격대원들뿐이겠는가"라면서 "온 나라 인민이 가슴속에 치솟는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무자비하고 단호한 징벌을 손꼽아 기다리며 날과 날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설치하기로 합의해 탄생하게 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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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도 전방위적인 대남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신문은 이날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정세론해설 기사에서는 "무적의 혁명강군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우리 인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군사적 도발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의 은폐된 적대시 정책과 무맥무능한 처사로 하여 완전히 풍비박산 나고 최악의 긴장 상태가 조성된 것이 오늘의 북남관계이고 조선반도"라며 "악취밖에 나지 않는 오물들을 말끔히 청소할 의지도, 그럴만한 능력도 없는 남조선 당국이 가련하기 그지없다"고 비아냥댔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무자비한 실천행동만이 정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머지 않아 남조선당국은 저들이 절대로 다쳐서는 안될 무엇을 다쳐놓았는지, 한조각의 죄의식도 없이 벌려놓은 불장난소동이 어떤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 뼈저린 후회속에 제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다른 선전매체 조선의오늘도 '뼈저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우리의 최고존엄을 헐뜯으며 날뛴 인간쓰레기들이나 그것들을 싸고돌며 푼수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은 우리를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은 6·15 남북공동선언이 20주년을 맞은 날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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