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관계 위기의 6월, 文대통령 인내로 반전 노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the300]6.15 20주년은 반전(反轉), 6.25 70주년은 반전(反戰) 계기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비건 특별대표, 문 대통령. 2019.12.16. dahora83@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북한의 거듭된 대남 강경태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희일비'하지 않는 인내 전략으로 긴장고조를 막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계기를 모색중인 걸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불만이 결국은 비핵화와 미국·UN(국제연합)의 대북제재라는 근본적인 숙제에 도달하는 만큼, 우리 정부만의 반전카드가 쉽지않다는 건 한계로 지적된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극히 거친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의 두 번째 담화(13일)를 확인한 14일까지도 직접적인 대응 발언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이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상당한 고심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각 강경대응으로 나설 경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청와대는 '우리민족끼리'와 같은 선전매체의 문 대통령 비난에 반응하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김여정의 13일 담화 예고편 격인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의 12일 담화에도 "청와대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목표는 결국 '반전'이다. 의미는 두 가지다. 북한의 공격적인 태도와 경색국면을 대화무드로 전환하는 반전이 첫째다.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자는 '전쟁반대' 메시지는 두 번째 반전이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북한이 단순히 대북 전단만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2년간 교착에 빠져 별다른 진전을 못 낸 한반도 상황 전반에 대한 불만이란 것이다. 이같은 북한 입장을 충분히 파악한 만큼, 이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장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15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2000년 평양에서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의 20주년이다. 열흘 뒤는 6월25일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다.

6.15 20주년과 6.25 발발 70주년은 '반전'의 두 가지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계기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갖는다. 지금의 안보정세에 대한 판단과 대안을 담아 6·15 20주년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언어'가 1단계라면 외교적 노력을 재가동하는 건 2단계다. 김여정의 잇단 담화, 북한 당국의 실제 행동 등을 고려하면 북한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모종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대남 비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대신 김여정이 나섰다. 정상간 '톱다운' 방식이 작동할 여지는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 전격적인 대북 특사 파견이나 남북 원포인트 정상회담 등의 가능성도 거론하는 배경이다.

한편 미국 등에게는 북한 문제를 다시 관심권에 둬야 한다고 촉구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가도, 비핵화와 직결된 국제제재 등 난관은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은 용인해주면서 다음 대화국면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득할 수도 있다.

박지원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서 "6.15(합의)로 돌아가야 한다. 6.15 이전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다시 시작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