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있는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의 몬타넬리 동상에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다. 밀라노|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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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언론인이자 역사가 인드로 몬타넬리(1909∼2001)의 동상이 14일(현지시간)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미국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이후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유럽 곳곳에서 식민주의·인종차별주의를 상징하는 인물 동상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에 있는 몬타넬리 동상에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졌으며 ‘인종주의자’‘강간범’ 등의 낙서도 발견됐다. 앞서 지난 12일 현지 반(反)파시스트 운동을 벌이는 사회단체 ‘밀라노 파수꾼’은 몬타넬리의 인종차별적 과거사를 폭로하며 밀라노에 있는 그의 동상을 철거해달라고 시 당국에 청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몬타넬리는 파시스트 정권이 일으킨 2차 에티오피아 침공 때인 1936년 에리트레아 출신 12세 여자아이와 결혼해 성노예로 삼았고, 이를 자랑스럽게 떠벌리기도 했다. 단체는 “몬타넬리 동상은 노예 제도와 인종주의, 식민 착취 등을 상징한다”며 동상 철거와 함께 공원 이름 변경도 청원했다.
밀라노가 고향인 몬타넬리는 우파 성향의 유명 언론인이자 <로마 제국사> 등 40여권의 역사서를 낸 역사 저술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해군 장성 핏 헤인의 조각상에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다. 로테르담|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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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과거 노예무역과 관련된 식민주의자 해군 장성의 조각상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됐다고 AF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는 17세기 식민지 건설 등을 위해 세워진 네덜란드서인도회사와 관련된 해군 장성 핏 헤인의 조각상에 스프레이로 ‘살인자’, ‘도둑’이라는 글씨를 써놨다. 또 헤인의 선단에서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비터 더빗의 이름을 딴 이 지역의 한 아트센터에는 붉은색 손 모양의 페인트가 칠해졌다. 아트센터 측은 이후 이름을 다시 짓겠다고 발표했다.
잉리트 판엥엘스호번 네덜란드 교육·과학·문화부 장관은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좋지만,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조각상에 마음대로 손을 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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