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 앞에서 진행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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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미국의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죽음에 항의하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극우파들이 주말 시위에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 궁 앞 의회광장에서는 수천명의 극우파 백인 시위대가 폭력 시위를 벌였다. 런던 곳곳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반인종차별 시위에 맞서기 위해서다.
극우파 시위대는 반인종차별 시위대가 인종주의를 상징물들을 제거하려 하자 "영국의 유산을 지키자"며 모였다. 앞서 지난 주말 반인종차별 시위대는 런던 의회광장에 세워진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과 17세기 노예무역상인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 제 1차 세계대전 승전기념비 등을 훼손했다.
이에 극우파 시위대는 "윈스턴 처칠, 그는 우리 자신과 같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이 훼손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의회광장에 함께 세워진 넬슨 만델라와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을 파괴하겠다고도 했다.
영국 런던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극우파 시위대가 대치하면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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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경찰은 이날 폭력과 무질서행위, 경찰관 폭행, 불법 공격 무기 소지 등 혐의로 시위대 100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시위 도중 경찰관 6명이 다쳤고 기타 13명 다른 공무원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폭력 시위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잔인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은 영국의 거리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누구든 경찰을 공격하는 자는 법정 최고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인종차별 항의시위는 의회광장과 조금 떨어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렸다. 영국 해안도시 브라이튼에서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도시 중심부를 행진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밖에 리버풀, 첼름스포드, 뉴캐슬 등 영국 도시 곳곳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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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오늘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오페라하우스로 향해 행진했다.
극우파 시위대는 이들을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역차별 인종주의(anti-white racism)'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이를 칼과 가위로 마구 찢었다.
행진이 끝나고 시위대는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병과 돌멩이, 자전거 바퀴 등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쐈다.
스위스 취리히에 모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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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에서도 1만명 이상의 시위대가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를 외치며 취리히 도심의 금융 지구 등을 행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스위스에서는 300명 이상의 집회가 금지돼 있지만 경찰은 평화 시위가 유지되는 한, 이 같은 집회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돌과 유리병을 던지면서 한때 시위가 중단되기도 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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