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머리 잘린 콜럼버스,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쓴 벨기에 전 국왕. 최근까지도 '신대륙 개척자', '건국의 왕'으로 추앙받던 이들의 동상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지목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번엔 노예제 폐지를 기념한 흑인 동상이 거꾸로 페인트 테러를 당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흉상이 흰 페인트를 뒤집어썼습니다.
두 팔이 묶인 흑인 노예의 모습을 표현한 흉상인데 그 아래엔 노예제가 폐지된 매년 5월 10일을 프랑스의 국경일로 기념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로 옆 흰색 페인트 통엔 영어로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건 최근 인종차별 시위를 조롱하는 메시지를 낸 겁니다.
미국을 넘어 유럽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 상징물 훼손에 대한 '맞불 작전'인 셈입니다.
이틀 전 국경을 맞댄 벨기에에선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번엔 대상이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이었는데 재임 당시 아프리카 콩고에서 대량 학살을 저질러 '콩고의 학살자'로 불린 인물입니다.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쓴 동상은 결국 철거됐습니다.
'신대륙 개척자'에서 원주민을 탄압한 학살자로 다시 평가받은 콜럼버스의 동상도 미국 곳곳에서 훼손되고 있습니다.
[로샤 디커슨/시위 참가자 : 콜럼버스는 흑인인 우리에게 민영화 주창자, 식민지 개척자, 그리고 강간범일 뿐입니다.]
부서지고, 쓰러지고, 짓밟힌 동상들은 세계 곳곳으로 퍼진 인종 갈등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 , 최다희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