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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트럼프, 노예해방일에 흑인학살지서 유세 계획..."흑인에 대한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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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지 오클라호마 털사...1921년 흑인대학살 벌어져

유세일인 6월19일...남북전쟁 종식, 흑인노예해방령 선언일

백인표 결집 노리지만...갤럽 여론조사서 지지율 39%로 추락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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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과거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학살당한 역사를 지닌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 유세를 개시한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된다.


흑인들의 반발이 뻔히 예상됨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미국 백인 표를 결집하기 위해 인종주의 전략을 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기대와 달리 미국 백인의 60% 이상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를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히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 유세를 한다고 밝히자 날짜와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미에 무게를 두며 트럼프 대통령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CNN은 "인종차별의 상징과도 같은 곳에서 2020년 대선 캠페인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현직 대통령의 불쌍한 결말이 거의 확실해진다"고 보도했다.


이는 1921년 털사에서 벌어진 비극 때문이다. 당시 백인 우월주의 집단인 큐 클럭스 클랜(KKK) 단원들은 이 지역 흑인들을 공격해 300여명을 살해하고 주택 1200여채를 불태웠다.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흑인 학살이 있던 지역인 것이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건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윙크하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파티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캐런 배스 하원의원도 "털사 인종 폭동에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결례며 노예해방일을 택한 건 흑인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유세를 재개하는 오는 19일은 미국에서 1865년 남북전쟁 종식과 함께 미국 전역에 흑인노예해방령이 선포된 노예해방기념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분노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역사적 날짜와 장소의 의미에도 선거 유세를 강행하기로 하자 핵심 지지층인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표를 결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군기지 중 남북전쟁 당시 흑인노예해방에 반대한 남부연합군 장군들의 이름이 붙은 기지들의 명칭 변경 논란과 관련해서도 변경 불가 방침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백인 지지층 결집에 대한 기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백인들도 미국 내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종차별 시위 찬성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스트래티지그룹(GSG)의 여론 조사에서 미국 백인의 64%가 인종차별 시위를 지지하며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백인도 전체 7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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