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2020.6.1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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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며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하락)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부양과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통화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금리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실효하한금리 등을 고려할 때 0.50%인 기준금리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률은 전세계적으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는 경기침체를 시사한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3% 상승했다. 물가지수 상승률은 3월(1.5%)보다 1.2%포인트 낮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4월 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이 중국은 전달보다 1.1%포인트 낮아졌고, 독일은 0.5%포인트 하락했다. 영국은 0.6%포인트, 일본은 0.3%포인트 낮아졌다.
4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월(1%) 보다 0.9%포인트 낮아진 0.1%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1년 전에비해 0.3% 하락하며 8개월만에 마이너스 물가를 나타냈다. 4월 경기민감물가 상승률도 1월 1.5%에서 4월 이후 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내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경우 자기실현적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 전문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은 지난해 12월 1.1%에서 지난달 0.9%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12월보다 0.1%포인트 내린 1.6%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서베이 중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1월 3.6%에서 지난달 5.3%로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응답자간 불일치 정도도 1월 1.7%에서 지난달 1.9%로 높아졌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에 근접한 상황에서 이자율 외에 다른 정책을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한은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했고, 시장안정화를 위한 국고채 단순매입과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통한 외화대출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다. 금리정책 효과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비전통적 통화정책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총재보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된다든지,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하면 여러 가능한 정책들을 검토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했던 정책수단들을 보완, 확대하는 방안도 있고, 새로운 수단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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