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니스 플로이드 “20달러 때문에 흑인 죽어도 되나”

미 하원 경찰개혁안 논의

플로이드 동생, 증인 출석

[경향신문]

미국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 10일(현지시간) “형은 고작 20달러 때문에 죽어서는 안 됐다”며 “흑인 목숨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20달러라고? 지금은 2020년”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편의점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내고 담배를 샀다는 혐의로 출동한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졌다.

필로니스는 이날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은 죽어가던 8분46초 동안에도 경찰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선생님(sir)’이라고 불렀다. 형은 반격하지 않았고 모든 경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경찰개혁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청문회에서 필로니스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필로니스는 생전 형의 모습과 형이 숨지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가 새겨진 검정 마스크를 쓰고 청문회장에 들어섰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그는 “형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소리쳤을 때부터 넥타이 매기를 그만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의원들에게 “법 집행이 문제가 아닌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달라”며 “경찰들에게 치명적인 무력은 사용해선 안 되고, 생명이 위험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쳐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제리 네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법 집행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전방위적 개혁에 착수하겠다”며 경찰개혁법안 통과를 다짐했다. 민주당의 경찰개혁법안은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 목조르기 금지, 치명적 무기 사용 제한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 캐런 배스 의원은 “이 비극은 심대한 변화의 촉매제이기 때문에 조지라는 이름은 역사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듣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했지만, 공화당이 민주당 안에 찬성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내에는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에 부정적 기류가 있다. 민주당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공화당이 과반을 점한 상원에서 막힐 수 있다.

공화당에선 팀 스콧 상원의원이 경찰의 웨어러블 카메라 예산 확대, 물리력 사용 사건 보고 강화 등 10개항을 담은 별도 경찰개혁안을 마련해 백악관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스콧 의원 법안을 지지할지 별도 법안을 마련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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