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조주빈 첫 재판…"일부 혐의 부인"

증인 불출석으로 증인신문 다음 기일로 미뤄져

재판부 "영상증거 조사와 증인신문 방식 고민 중"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렘에서 미성년자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현구 기자 = 텔레그램 상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4)과 공범들이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14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씨와 함께 ‘태평양’ 이모군(16), 사회복무요원 강모씨(24)에 대한 심리도 함께 진행됐다.

조씨는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강요·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 등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이군과 강씨의 변호인 측도 사실관계는 인정했으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군의 변호인은 “범죄사실의 대부분은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이군이 음란물을 배포한 시점이 조씨가 배포한 이후이며, 영리 목적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씨의 변호인도 “개인정보 조회 등 혐의는 인정하지만, 그 이후에 발생한 피고인의 여러 불법행위에 대해 법률적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는 다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정돼 있던 피해자 1명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은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변호인 측이 제출한 영상증거의 조사와 증인신문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법정이 아닌 판사실에서 조사하는 방식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조사할 때 구속 피고인과 교도관, 검사 등도 있어야 해 판사실에서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사자 외에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맞으나 피고인이 퇴정한 상태에서 하는 것도 법리를 검토해 보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법정에서 조사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라며 “가능하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이 법정에서 조사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피해자 변호인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해 드리기 어려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씨와 공범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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