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법사위 청문회 증인 출석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을 거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의 눈엔 끝내 눈물이 맺혔다.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다.
필로니스의 형은 지난달 25일 담배를 사기 위해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의 강압적 체포 때문에 사망했다. 인종차별 등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쓰는 계기가 됐다. 9일 진행된 장례식을 기점으로 경찰의 권한을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한 개혁안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필로니스는 “형이 사망한 날 그를 돌볼 수 없었는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며 “형은 티셔츠에 그려진 얼굴보다 더 크다”고 했다.
아울러 “난 지쳤다. 지금 느끼는 고통에 지쳤다”며 “아무 이유 없는 죽임을 당하는 또 다른 흑인이 생길 때마다 느끼는 고통에 지쳤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걸 멈춰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고통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필로니스는 이날 증언을 시작하기 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형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는 위원들에게 “형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건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비극적 사건에서 얻은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전국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원하고 또 그래야 마땅하는 것”이라며 “우린 세부사항에 대해 토론해야 하지만 국민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법사위가 모든 일을 하는 건 의무”라고 했다.
그러나 필로니스의 절절한 호소가 즉각 현실화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경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견을 보이는 지점이 있어서다.
민주당은 비위행위를 한 경찰에 적용해온 면책특권 제한, 목조르기 금지, 치명적 무기 사용 제한 등을 담은 개혁 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공화당도 팀 스콧 상원의원이 중심이 돼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날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이 스콧 의원을 찾아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를 한 걸로 파악됐다. 백악관 등은 경찰 예산 끊기(Defund the police)같은 공권력을 약화시키는 요구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께 경찰개혁 관련 행정명령을 내놓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비위행위를 한 경찰에 대한 보고시스템 구축 등 6~7개 조항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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