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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트럼프 “인종차별 상징? 위대한 유산”…육군기지명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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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연합 장군 이름 안바꿀 것”

에스퍼 국방 ‘변경 가능성’ 제동

軍 안팎선 “이름 고칠 절호 기회”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지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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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의 상징과도 같은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육군 기지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거리로 나선 시민의 목소리를 또 외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논란이 일고 있는 남부 지역 10개 군사 기지를 “기념비적이고 강력한 군사기지”라고 평가하며 “위대한 미국의 유산이고 승리, 자유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행정부는 전설적인 군사시설의 이름을 바꾸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우리 군대를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읽는 것으로 언론 브리핑을 시작했다. 단순한 트윗이 아닌 공식적인 대통령 성명인 셈이다.

이는 군사기지 명칭 변경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입장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을 분열시키는 (이념·신념 등으로 인한) 문화전쟁을 더욱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유혈시위로 악화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백인우월주의자 시위 당시에도 군기지 명칭 변경에 반대했다. 당시 그는 이를 역사와 문화를 빼앗으려는 시도라면서 이를 지지한 정치인들을 “나약한 지도자들”이라고 폄하했다.

이에 따라 인종차별 시위에 연방군 투입 여부를 놓고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과 군의 갈등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는 지난 5일 남부연합 깃발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지난 4월 이 같은 해병대의 방안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반대 의견을 보였던 육군도 최근 태도를 바꿨다. 라이언 매키시 육군장관은 에스퍼 장관과 함께 군사기지 명칭 변경에 개방적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육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 매카시 장관이 일방적으로 명칭을 변경할 계획은 없지만 이를 위해 초당적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군사기자 이름 변경은 육군의 권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승인 없이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의회가 관련법을 처리해도 대통령은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군사기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 브래그, 텍사스주의 포트 후드 등 10곳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부연합 장교의 동상을 세우거나 그들의 이름을 따 거리 이름을 짓는 것은 1917년 시작돼 1940년대까지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남부지역에서는 남부연합 장교들이 낭만화되는 시기였으며 육군이 그 분위기에 편승했단 것이다.

하지만 인종차별 문제가 대두되면서 군 안팎에선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션 맥팔랜드 예비역 육군 중장은 “워싱턴, 마샬, 패튼, 아이젠하워 등 미국이 배출한 최고의 장군들 이름으로 군사 기지 이름을 고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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