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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완전고용' 꿈꾸는 미 Fed, 불평등 주목…파월 "인종차별 발 붙일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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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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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이슈가 미국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다. 인종 간 소득, 생활 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중앙은행부터 기업들까지 고민이 시작됐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인종에 따라 실업률이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5년 12월 Fed가 7년 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한 직후 백인의 실업률은 4.4%였지만 흑인의 실업률은 8.5%까지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런 차이는 Fed의 정책 목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Fed는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을 정책 목표로 삼는데 담당자들은 수십년간 실업을 둘러싼 인종 간 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완전 고용을 추구해왔다. 미국 사회운동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스타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폴 볼커 등 과거 Fed 의장들은 신용을 얻기 어렵게 만들거나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려 흑인을 포함한 소외된 노동자들에게 삶의 기회나 노동시장에서의 기회를 훼손하는 선택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가 침체됐을 때는 불평등이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회복세로 돌아서면 백인이 흑인보다 더 빨리 고용되는 양상이 펼쳐진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13.3%였는데 이 중 백인의 실업률은 12.4%로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흑인 실업률은 16.8%로 평균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았다. 백인 실업률은 4월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흑인의 경우 오히려 악화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Fed에, 우리 사회에 인종차별이 발 붙일 곳은 없다"면서 "모든 사람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충분히 참여할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원칙은 다양성에 주목하고 국가 전역에서 신용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도록 통화 정책을 비롯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이끈다"며 이번 기회에 이를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2월 취임 이후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파월 의장이 통화 정책에 있어서도 불평등 요소를 감안한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월에도 "실업률이 소수민족과 저소득층에서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기업들도 흑인에 대한 정책을 내놓는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1000만달러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인종 간 구조ㆍ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단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단체에 10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한 상태다. 스포츠용품 제조 업체 아디다스는 전날 미국 내 고용의 최소 30%를 흑인과 히스패닉으로 채우고 대학에서 흑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흑인사회에 2000만달러(약 239억3000만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변화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 사태 이후 미 국방부가 과거 노예제를 옹호하던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군기지 명칭 변경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 "검토 조차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 기념비적이고 매우 강력한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이자 승리와 자유의 역사가 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서 우리의 역사는 마음대로 조작되지 않을 것이다. 군대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플로이드의 동생인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민주당이 발의한 경찰개혁 법안 논의를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이 20달러 때문에 죽은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며 "형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확실히 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5일 담배를 사려던 플로이드가 내민 20달러를 언급한 것이다. 민주당은 경찰의 면책 특권 제한, 목조르기 금지, 치명적 무기 사용 제한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을 이달 중 하원에서 처리한 뒤 상원으로 넘길 계획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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