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근, 조선중앙통신 질의ㆍ응답 형식
“美 제 집안정돈이 대선에도 유리할 것”
북한은 11일 남북 통신연락채널 차단 조치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힌 미국을 향해 남북관계에 관여하지 말라며 제 집안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꼭 2년 전인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첫 번째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모습.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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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남북간 모든 통신연락채널 차단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힌 미국을 향해 어처구니없는 망언이라며 미 내부의 일이나 신경 쓰라는 식으로 반박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권 국장은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며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한사코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되는 것 같으면 크게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아첨)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막 역증이 난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말하는 그 무슨 ‘실망’을 지난 2년간 배신과 도발만을 거듭해온 미국과 남조선 당국에 대하여 우리가 느끼고 있는 극도의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며 “아직도 미국은 우리 인민의 격앙된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특히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면서 백인경찰에 의한 흑인시민 사망 항의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으로 어수선한 미국 국내 상황을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또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미국은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권 국장은 특히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데도 유익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북한변수가 악재가 되지 않도록 한반도상황을 관리하려한다는 점을 교묘하게 건드리기도 했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 통신연락채널 차단 조치에 대해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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