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 채우고 집안일 할때 풀어줘” 창녕 아동학대 9세 진술

경찰 관계자 “아이의 몸 많이 회복돼 최근 2차 조사”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B(9)양이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 창녕에서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9세 초등학생이 집안에서는 쇠사슬에 묶여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일 계부 A(35)씨 협조를 받아 압수수색을 시행,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다수 물품을 확인했다. 압수품은 기존에 알려진 프라이팬 외 쇠사슬, 자물쇠, 플라스틱 재질 막대기 등 10개 안팎이었다.

경찰은 해당 압수품들이 학대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이자 증거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대 아동인 B(9)양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쇠사슬) 줄을 채웠고, 집안일을 할 때만 풀어줬다”고 경찰과 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진술했다. 경찰은 압수한 물품이 학대 당시 실제 사용된 것이 맞는지 등을 B양에게 확인 중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몸이 많이 회복돼 최근 2차 조사를 진행했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B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5시쯤 경남 창녕군의 한 빌라 앞에서 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도망치다가 시민 송모씨에 의해 구조됐다.

송씨는 아버지를 만나러 차를 몰고 가던 중 얼굴이 퉁퉁 붓고 맨발로 걷던 여자아이를 봤다며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증언했다.

차에서 내려 아이의 몸에 난 상처와 멍투성이를 본 송씨는 또래의 자녀를 가진 엄마로서 그냥 보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송씨는 B양을 차에 태워 근처 편의점에 데려가 도시락과 과자를 사먹였다.

이후 B양은 계부가 자신의 손가락을 프라이팬으로 지졌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충격적이게도 계부가 B양의 손가락을 지진 이유에 대해 B양은 “가족이 될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지문을 없애라”고 말했다.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B양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계부인 A씨와 친모인 C씨(27)에 의해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했다. 구조당시 B양은 발견 당시 눈이 멍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일부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머리는 찢어져 피를 흘린 흔적이 있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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