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아동 거주지 마을 중심부서 수백m 떨어져 외진 곳
계부·친모에 학대당한 여학생 |
(창녕=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집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종종 들렸어요"
10일 경남 창녕군 한 빌라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최근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계부, 친모 아동학대가 발생한 집을 가리키며 이렇게 증언했다.
이 주민은 "처음에는 평범한 훈육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화내는 소리가 매우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고함은 최근에 서너번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발생한 집이 4층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고함이 밖에서 다 들릴 만큼 매우 컸었다.
해당 빌라는 2년 전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마을 중심부에서 수백m 떨어진 다소 외진 곳에 있었다.
취재진이 2시간 넘게 현장에 있었지만, 주민이 이동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가혹한 학대가 있었던 집에도 현재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입주 세대가 많지 않고 학대 가정이 이곳으로 이사한 지 5개월 정도에 불과해 이 집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60대 한 주민은 "이웃에 그런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몰랐고 한편으로 피해 아동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학대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의 분노는 컸다.
피해 아동 집에서 500여m 떨어진 마을 면사무소 주변에서 만난 주민 윤모(82) 씨는 "가혹한 학대 사실을 듣고 치를 떨었다"며 "부모라고 할 수 있느냐"며 화를 냈다.
계부·친모에 학대당한 여학생 |
마을에서 만난 상인 김모(38) 씨는 "힘없는 아이가 프라이팬으로 학대당했다고 생각하니 불쌍하고 너무너무 화가 난다"며 울분을 금치 못했다.
계부와 친모에 학대당한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께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얼굴 전체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여러 곳이 심하게 다친 장면은 A양 집에서 1㎞ 정도 떨어진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계부와 친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남도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A양 친동생 3명을 부모로부터 분리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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