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절규 남긴지 보름만에 장례식…유족·시민 눈물 속 작별인사
46년 생애 마감, 어머니 곁에 안식…바이든 “인종적 정의 실현해야”
일부 연사 인종차별 항의시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난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10일(현지시간) 오전 11시 45분께(중부 표준시 기준)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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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백인 경찰의 ‘목 누르기’ 과잉 진압으로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 잠들었다.
미국 전역은 물로 전 세계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시킨 플로이드의 장례식은 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45분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로 정확히 보름 만이다. 플로이드는 당시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렸고,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장례식에는 휴스턴을 지역구로 둔 앨 그린·실라 잭슨 리 연방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과 아트 아세베도 경찰서장, 장례비를 전액 부담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폭스와 채닝 테이텀 등이 참석했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고,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숨지기 직전 ‘엄마’를 찾던 플로이드를 언급했고,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9일(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장례식장 밖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시민은 플로이드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장례식장에서 묘지까지 이어진 컬런 대로를 따라 줄지어 섰다.[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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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어 플로이드의 딸 지아나를 거명하면서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사는 플로이드가 촉발한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저 높은 곳의 사악함”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플로이드는 저항 운동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로슨 목사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백악관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례식 후에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미국판 노제’ 행사가 40분가량 진행됐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한 쌍의 백마가 이끄는 하얀 색 마차에 실려 1마일(약 1.6㎞)가량의 거리를 천천히 옮겨졌다.
그 뒤를 따르는 다른 마차에는 플로이드가 휴스턴 고교시절 풋볼 스타선수로 활약했던 것을 기념해 풋볼 모양의 갈색 풍선 두 개가 매달렸다.
경찰의 호위 아래 마차가 지나가자 길가에 늘어선 시민은 플로이드의 이름을 연호했다. 시민들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인 ‘숨 쉴 수 없다’를 새긴 셔츠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는 문구가 들어간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노제를 마지막으로 플로이드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에 묻혔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안식처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옆자리였다. 휴스턴시는 그가 영면에 들어간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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