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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현지시간 9일 북한의 남북 통신 연락 채널 단절 조치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의 최근 대남 강경 행보는 단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압박도 담겼다고 인식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북미 대화 교착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 가능성까지 내비친 가운데 북한 변수가 미국 대선판의 악재가 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답했습니다.
국무부는 채널 단절이 위협 상태로만 있던 전날만 해도 "남북한 협력 지지", "비핵화 진전에 발맞춘 남북 간 협력"이라는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논평에서 북한에 대해 '실망'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 표현은 지난해 말 북한이 '성탄절 선물' 운운하며 대미 도발 엄포를 놨을 때 주로 등장했던 단어입니다.
더군다나 시차가 있긴 하지만 북한이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한 당일 국무부가 반응을 냈다는 점도 미국의 상황 인식을 드러낸 대목입니다.
이런 태도는 북한의 조치가 외견상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향해 이뤄진 것이지만, 이면에는 미국을 향한 압박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인식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북미 협상 단절 속에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조치이자 이를 그대로 두면 북한의 공세가 북미관계로도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는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침 등이 제시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이들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어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입니다.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자랑해온 북한의 핵·ICBM 실험 중단을 허무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북한의 강경 행보는 공교롭게도 2018년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역사적인 날의 2주년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며 북한이 대선 악재가 되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주력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미협상 교착 상황에서도 김 위원장을 향한 신뢰와 친근감을 표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원의 손을 내미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여온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극적 돌파구를 마련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인식 하에 북한이 재선 가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도발 행위를 막는 쪽에 방점을 둔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협상 판을 깨거나 실제 대미 도발에 나설 경우 강력 대응 방침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달 24일 "북한이 훌륭한 경제를 갖기 원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4일 "우리가 북한의 긍정적 조치를 볼 때까지 압박 정책을 볼 것이고 이는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달 북한의 제재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해상 제재 주의보'를 발령하고, 법무부는 28명의 북한인을 25억 달러 돈세탁 관여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등 제재의 고삐도 죄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하며 "우리는 북한과 관여하는 노력에 있어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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