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北 조치’ 엇갈린 반응 / 민주, 北에 ‘남북 협의 이행’ 촉구 / “북·미협상 재개 실마리 찾는 듯” / 통합 “北 기분 맞춰온 결과… 참담 / 눈치 보지 말고 도발 단호 대처”
여야는 9일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 선언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을 향해 “남북 협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면서도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은 “굴종적 대북관 탓”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 간 연락채널의 정상적 운영은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전쟁 위험 억제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라며 “(북한은) 모든 연락선 폐쇄 통보를 철회하고 판문점, 평양선언 정신에 따라 남북 합의사항 이행에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북측의 이번 조치의 직접적 원인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대남 압박 및 장기간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협상 재개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조 의장은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남북 정상이 3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며 쌓아올린 신뢰와 믿음을 훼손하는 조치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북전단 무단살포 등 그동안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해 온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부 보수단체가 또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나선 만큼 정부는 엄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민주당은 입법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새벽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인쇄물을 들고 대북전단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북으로 띄워 보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
대통령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판문점 선언 당시 실무를 총괄했던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조치는) 대북전단 살포 등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에 따른 누적된 불만 같다. 대표적인 게 대북 전단 살포”라며 ”정상 간 합의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정부의 대북 저자세가 북한의 연락사무소 일방 차단 조치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지자 돌파구를 찾으려고 판을 흔들고 싶은 거 같다”며 “정부가 남북관계에 늘 저자세로 굴종적으로 해오다가 이런 일이 생겼다. 북한 기분 맞춰온 결과가 이렇다니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순·이창훈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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