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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벼랑끝 내몰리는 남북관계…"대북특사·남북정상회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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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연락채널 일방차단 사태 전문가 진단

아시아경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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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간 연락선 완전 차단·폐기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며 남북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북한에 매달릴 필요는 없으며 대북특사 파견 등을 통해 남북 간 대화의 접점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남북관계의) 겨울이 빨리 왔다"며 "(그렇다고 북한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 메시지의) 핵심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 그다음 군사분야합의를 우리가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그동안 쭉 쌓여 있다가 이번에 삐라(대북전단) 사건으로 촉발된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정부는) 삐라를 법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해나가고,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그런 행동을 강행할 때는 경찰 병력이나 군 병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대 동원 주장에 관한 논란에 대해 군사 접경 지역인 점을 앞세워 경찰력보다는 군대가 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이 재연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지금의 남북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밝혀왔고, 이런 인식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고강도의 압박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중 갈등 국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내부 단속, 부실한 경제 성과 등을 감안해 북한은 진전이 없는 남북 관계를 그냥 가져가기보다는 긴장 관계를 조성하며 후일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기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완전철수,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까지 거론한 상황인데 이러한 경고 역시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행동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밝힌 세 가지 조치 중 1단계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면서 특히 "개성공단 완전철수를 위한 자산 몰수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북한의 9·19 군사합의 파기와 군사적 도발이 이어질 경우 남북 관계의 파국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화 채널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정말 파국을 고려하고 있다면 모든 대화 채널을 끊고 그 후에야 통보했을 것"이라며 "예고적 행위를 한 것은 최소한의 여지는 남겨둔 것"이라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고위급 특사는 물론 중국과 같은 외교 채널을 통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확보하며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도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깜짝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의 판을 원하는 모양새"라고 풀이했다. 그는 "과거 행태를 놓고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최고 존엄을 훼손한 대북전단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한편 남측이 대화를 제안하고 이를 못 이기는 척 받는 그림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북이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는 25일께 예고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교수는 "남북 간 극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치력을 발휘해 대북전단 살포 재발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뒤 남북 관계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들을 강구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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