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게 살해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고인의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은 일반 조문객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에서 거행됐다.
이날 정오부터 6시간 동안 추도식이 열린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앞은 추모하려는 추도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조문객들에게는 한 번에 15명씩 10분간만 추모할 시간이 주어졌다. 목발을 짚은 노인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도, 오클라호마주에서 7시간 동안 차를 몰고 달려온 추도객도 교회를 빙 둘러싸고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섰다.
32도가 넘는 더위 속에 줄을 서서 고인의 관 앞에 도착한 추모객들은 꽃다발을 올려놓거나 눈물을 흘렸다. 고인이 숨지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오거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관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는 추도객도 있었다. 에릭 가너, 마이클 브라운, 아머드 아버리, 트레이본 마틴 등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흑인 사망 사건의 유족들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미국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추모식이 8일(현지시간) 텍사스 주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열리자 조문객들이 그의 관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휴스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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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의 동생인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 폭력에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플로이드 유족은 이날 전 세계 66개국 656개 인권단체와 함께 그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각종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유엔인권이사회에 요청했다.
정치인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유족을 1시간 동안 위로했다. 그레그 에벗 텍사스 주지사도 유족을 만나 경찰 개혁안을 담은 ‘조지 플로이드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개혁안 발표 기자회견 전에 미국 국회의사당 바닥에서 8분46초간 한쪽 무릎을 꿇고 고인을 추도했다. 8분46초는 고인이 데릭 쇼빈에게 목을 눌러 숨질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미국 전역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도 14일째 이어졌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검정 차량이 도심을 행진했다. 일부 시위대는 워싱턴 백악관 근처 16번가에 노란 스프레이로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이라는 글씨를 적기도 했다.
장례식은 오는 9일 유족과 일부 초청객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된다. 고인의 유해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에 안장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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