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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수의 시승기] 험로에선 상남자·도심에선 차도남…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헤럴드경제 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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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수의 시승기] 험로에선 상남자·도심에선 차도남…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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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3.2 4WD

미군 시험 통과 배지 ‘검증된 모델’
36년의 역사를 가진 지프 체로키의 최상위 트림 ‘트레일호크’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강력한 ‘오프로더’ 중 하나다.

험난한 지형에 최적화된 터프한 이미지가 전부는 아니다. 세단 수준의 정숙성으로 일상과 일탈을 모두 추구하고픈 로망이 투영됐다. 안정성에 무게를 맞춘 변화무쌍한 하체 역시 최첨단 기술이 빚은 차별점이다.

트레일호크의 외관은 체로키와 달리 방어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사진 구간을 돌파하기 위해 사선으로 떨어지도록 디자인된 전면 범퍼와 차체 보호용 전용 휠 등이 차량의 목적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FCA코리아 제공]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FCA코리아 제공]


측면과 후면에 부착된 개성 넘치는 고유의 엠블럼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동그란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 배지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이뤄지는 테스트에서 검증된 모델에만 부여된다. 미국 군용차를 평가하는 네바다 오토모티브 센터가 주관하는 엄격한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상패다.

옆에서 보면 휠하우스와 바퀴 사이가 넓어 차체가 공중에 붕 떠 있는 형상이다. 오프로더와 도강(渡江) 능력에 맞춰진 서스펜션 구조 때문이다.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멀티 링크’다. 지상고는 2100㎜로 일반 체로키와 같지만, 다양한 지형에서 네 바퀴의 접지력을 개별적으로 높이기 위한 설계가 추가됐다.

하부엔 스키드 플레이트가 장착됐다. 차체 보호는 물론 하부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차고가 높아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다. 후면엔 체로키에 없던 견인고리가 추가됐다. 캠핑 마니아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실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운전대부터 중앙 조작부로 이어지는 큼직한 물리 버튼으로 운전 중 조작이 쉽다. 투박하게 솟아오른 기어봉 역시 높은 시트 포지션에 딱 맞게 위치했다.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의 전장은 4625㎜, 축거는 2720㎜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60㎜, 1690㎜다. 거대한 휠하우스와 그로 인해 차체가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인상이 특징이다. [정찬수 기자]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의 전장은 4625㎜, 축거는 2720㎜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60㎜, 1690㎜다. 거대한 휠하우스와 그로 인해 차체가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인상이 특징이다. [정찬수 기자]


2열 거주성은 준수한 편이다. 2720㎜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이다. 제한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트 각도를 통해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2열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은 동승자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위로 끌어올렸다.


옥의 티는 빈약한 2열 송풍구와 1열 통풍시트의 부재였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 터라 내심 더 아쉬운 대목이다. 내비게이션 UI(유저인터페이스)와 메뉴 구성도 손질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심장은 3.2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2.1kg·m의 제원을 갖췄다. 낮은 RPM에서 최적의 힘을 끌어내 2톤을 웃도는 차체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SUV가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은 모두 포함됐다. 내리막 주행 제어부터 지형 설정 시스템, 오프로드 서스펜션, 지형 설정 시스템까지 더해졌다. 특히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II(Jeep Active Drive II) 시스템엔 로우레인지와 중립 모드를 추가했다. 말 그대로 어디를 달리든 차가 알아서 지형을 극복한다.


편의장비도 풍부하다. 사각지대 경보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가 탑재됐다. 각 기능에 해당하는 버튼을 운전석과 중앙 조작부에 배치해 자유롭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앞차의 거리와 차선의 인식률도 빠르고 정확했다.
완성도 높은 후면 트‘레일호크 배지’와 사이드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가 멋지다. 오프로더에 특화한 차량의 성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찬수 기자]

완성도 높은 후면 트‘레일호크 배지’와 사이드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가 멋지다. 오프로더에 특화한 차량의 성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찬수 기자]


가속력은 더딘 편이다. 스포츠 모드에 두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엔진 소리만 커질 뿐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반전 매력은 도심 주행에서 드러난다. 극도로 억제된 풍절음과 하부소음이 프리미엄 세단 수준이다. 시속 110㎞를 달려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안전성을 바탕으로 평지에서 적당하게 물렁해지는 서스펜션이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부합한다.

200㎞를 달린 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지프가 밝힌 수치(8.1㎞/ℓ)에 근접한 8.9㎞/ℓ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빈도가 높은 장거리 운전자라면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로키 트레일호크 3.2 4WD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5190만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체로키 패밀리 세일즈’의 할인 혜택(650만원)을 포함하면 약 12.5% 할인된 가격으로 차량을 만나볼 수 있다.
체로키 트레일호크 3.0 4WD 모델에는 3.2L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는 32.1kg·m다. 인테리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절하게 조합된 직관적인 조작에 무게를 뒀다. [정찬수 기자]

체로키 트레일호크 3.0 4WD 모델에는 3.2L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는 32.1kg·m다. 인테리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절하게 조합된 직관적인 조작에 무게를 뒀다. [정찬수 기자]


출퇴근과 오프로드를 즐긴다면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용도에 따른 고민은 필요하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車泊)’으로 활용하기엔 실내 공간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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