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위안부 운동 대의 지켜야 한다는 문 대통령 말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듯"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반일동상진상규명공대위의 소녀상 철거 및 수요집회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맞서 소녀상을 보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는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데 대해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위안부 운동의 역사와 정신은 지켜져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공감을 표했으나 통합당은 '윤미향 감싸기'가 아닌 '피해자 중심주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데에 방점을 뒀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내고 "지난 30년간 위안부 운동은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여성의 인권과 인류의 존엄을 위해 이어져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시민단체 활동방식이나 행태는 되돌아보되,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피해 할머니들과 활동가들, 시민들이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지금의 위안부 운동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운동의 역사가 부정당하거나 평가 절하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21대 국회에서 기부금통합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관련 입법과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며 "기부금과 후원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고인이 되신 '평화의 우리집' 소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위안부 운동에 헌신해오신 모든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위안부 운동의 대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동감한다"며 "그동안 모두 묵인하고 방조, 방치했던 시민단체 운영의 문제점을 대통령이 지적하셨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피해자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대통령의 강조점 또한 공감하고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윤미향 의원을 감싸는 일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린 장본인이 윤 의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성역처럼 여겨왔던 정의연을, 그 중심에 서 있던 윤 의원을 정의 앞에 소환하는 일이야말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대통령께서 강조해 온 '피해자 중심주의'가 '윤미향 중심주의'가 아니리라 믿고 싶다. 한 자도 그른 점이 없던 오늘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은 윤미향 감싸기의 중단과 가이드라인 없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로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내고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지당한 말씀"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윤미향 사건의 본질은 역사의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이용하여 사익과 권력욕을 취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시민단체장의 비리와 가식에 일벌백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리는 행위의 주체는 다름 아닌 개인 윤미향과 그 주변"이라며 "대의가 살아있고 공정이 뿌리 깊어진 나라를 만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통령께서는 국민 대부분이 공분하는 윤미향 사건이 행여나 편가르기 진영논리로 호도되는 일이 없도록 다시 한번 숙고하시고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매우 혼란스럽다. 제가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럽다"며 처음으로 정의연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 시민단체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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