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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 위기속 보라색 넥타이 고른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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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 위기속 보라색 넥타이 고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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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왼쪽 위는 국정농단 특검 수사 당시 2017년 1월 19일 첫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왼쪽 아래는 2017년 2월 17일 영장 재청구 후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왼쪽 위는 국정농단 특검 수사 당시 2017년 1월 19일 첫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왼쪽 아래는 2017년 2월 17일 영장 재청구 후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파란색도, 빨간색도 아닌 보라색 넥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구속심사대에 서면서 착용한 넥타이 색깔이다. 남성들이 정장과 함께 착용하는 넥타이는 때론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푸른색 계열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붉은색 계열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주로 선호되는 색이다.

이 부회장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면서 남색 정장을 입고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에티켓으로 마스크를 착용, 얼굴은 절반 가량 가린 채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언론에 노출되는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넥타이 색깔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란색이나 붉은색 등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하는 색깔은 피하는 편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5년 째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선 정치권과 연관돼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되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지 않으려는 뜻이라고 한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두 번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도 이 부회장은 각각 보라색과 회색빛이 도는 남색 넥타이를 맸다.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나설 때엔 감색에 줄무늬가 들어있는 넥타이를 착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청와대 참석 행사에서도 보라색 넥타이를 선택해 매고 갔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기업인들은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파란색이나 핑크색, 노란색 등 특정 색깔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부회장 역시 이 부분을 고려해 넥타이를 선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비교적 화려한 색깔에 속하는 보라색은 기업인들이 의상 선택 시 선호하는 색깔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정당과 가깝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대안으로 종종 보라색을 선택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국회를 방문하거나 국회의원과 만나는 행사에 참석할 때에는 보라색 넥타이를 선호한다. 여야 화합을 통해 규제완화 입법을 조속하게 마무리지어달라는 염원을 담아서라고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혐의와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산정하기 위해 시세를 조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바꿔 장부상 이익을 조작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이를 인지하고 지시하거나 관여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지난 5일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경영위기 상황에서도 검찰 수사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했다"고 밝혔고, 이 부회장도 앞선 검찰 조사에서 "직접 지시받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 부회장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에 대해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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