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주민자치연대, "음주운전 공무원에 일벌백계 할 수 있을 지 의문"
공무원노조 제주본부 "음주운전 적발되면 3년간 승진제한 한다더니..."
안동우 제주시장 내정자(왼쪽)와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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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가 음주운전 전력자를 행정시장으로 내정한데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공무원단체까지 반발하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8일 논평을 내고 "원 지사가 민선 7기 제주도정 후반기 제주시장에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서귀포 부시장을 내정했다"며 "사전 내정설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개방형 공모제는 다시 ‘무늬만 공모’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특히 "정무부지사를 했던 인물이 제주시장에 다시 지명되는 등 회전문 인사도 모자라 불과 3개월 전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인물을 서귀포시장에 내정했다"고 비판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는 지난 3월 음주운전으로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도 그대로 운행하다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08% 이상이었고 벌금 80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주민자치연대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사회적 인식도 그만큼 엄격해졌는데도 고위 공직자이면서 시민을 대표하는 행정시장에 최근 음주운전 처벌을 받은 인사를 내정했다는 것은 시민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도지사의 인사권 남용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명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계도하고 일벌백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직자 인사검증에서 음주운전 전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것이냐"고 원희룡 제주지사를 겨냥했다.
주민자치연대는 "잠시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경고한 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김 내정자 지명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엽 내정자에게도 "음주운전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사퇴해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옳은 길이다"고 주민자치연대는 권유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도 논평을 통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직 고위 공무원을 서귀포시장으로 내정한 것은 그동안 청렴한 공직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온 도내 공직자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오만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는 특히 "음주운전은 예비적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공직사회내부에서도 적발시는 3년간 승진제한, 부서평가시 강력한 패널티 부여 등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을 천명해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공무원노조는 이어 "김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과거로의 퇴행이고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사회의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공무원노조는 "이제라도 원희룡 도정은 그간 입이 닳도록 강조했던 음주운전 무관용 원칙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는 명제 아래 잘못된 서귀포시장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공무원노조는 도민사회에도 "이번 기회에 성숙한 논의를 통해 도지사가 시장을 임명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함께 시장직선제 등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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