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효아키텍트-39] 20세기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서구가 있었다. 서구문화 중심의 역사인식이 동양이니 오리엔탈리즘이란 차별화를 낳게 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로 스스로를 개혁하는 데 몰두했다. 일본은 이질 문화와의 충돌과 갈등, 혼돈을 겪으면서 자신들의 모습을 시대에 맞춰나갔고 건축은 이의 선두에서 문화 변혁을 이끌어 세계 건축 강국으로 거듭났다.
마키 후미히코(1928~)는 도쿄대 건축학과에서 단게 겐조(Kenzo Tange, 1913~2005)로부터 배웠다. 모더니즘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50년대와 1960년대 발터 그로피우스의 영향 아래 있던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60년 전후 일본의 건축운동을 주도한 건축가들의 모임, 메타볼리즘 그룹(Metabolism Group)의 창립을 돕기 위해 일본에 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S.O.M 등에서의 실무 및 하버드대 교수로서의 연구 경험을 쌓는다. 메타볼리즘은 도시와 건축을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유기체처럼 바라보자는 철학을 담은 표현이다. 이후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론과 실무 양쪽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
아시아에선 스승인 단게 겐조에 이어 두 번째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1993). 그가 특별한 이유는 프랭크 게리(1929~ )와 마찬가지로 20세기 못지않은 작품들을 21세기에도 계속 선보이고 있는 점이다. 9·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터에 72층 규모의 세계무역센터 4WTC(2013)를 설계해 작품 목록에 추가했다.
마키 후미히코(1928~)는 도쿄대 건축학과에서 단게 겐조(Kenzo Tange, 1913~2005)로부터 배웠다. 모더니즘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50년대와 1960년대 발터 그로피우스의 영향 아래 있던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60년 전후 일본의 건축운동을 주도한 건축가들의 모임, 메타볼리즘 그룹(Metabolism Group)의 창립을 돕기 위해 일본에 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S.O.M 등에서의 실무 및 하버드대 교수로서의 연구 경험을 쌓는다. 메타볼리즘은 도시와 건축을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유기체처럼 바라보자는 철학을 담은 표현이다. 이후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론과 실무 양쪽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
아시아에선 스승인 단게 겐조에 이어 두 번째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1993). 그가 특별한 이유는 프랭크 게리(1929~ )와 마찬가지로 20세기 못지않은 작품들을 21세기에도 계속 선보이고 있는 점이다. 9·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터에 72층 규모의 세계무역센터 4WTC(2013)를 설계해 작품 목록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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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九州) 나카쓰(中津) '바람의 언덕 화장장'(1996) /사진=flickr |
건축의 장소성, 곧 건물이 들어설 장소와의 관계를 중시해온 그는 "건축은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하고, 기쁨을 주는 것은 건물의 형태가 아니라 바로 건축과 장소가 어우러지는 공간에서 온다"고 설명한다. 그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일본 규슈(九州) 오이타(大分)현 나카쓰(中津)의 '바람의 언덕 화장장(風の丘 葬齋場)'(1996)은 건물이 들어설 장소와의 어우러짐을 중시하는 마키의 철학이 가장 명징하게 반영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자연 채광을 마음껏 사용한 실내, 탁 트인 공원, 만남과 이별을 상징하는 조형물, 언덕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 간결, 엄숙, 세련, 차분함이 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즈넉한 공원처럼 보이는 '바람의 언덕'은 주변과 녹아든다. 화장장은 작품이 됐고, 건축학도의 순례지가 됐다. 그는 건축가의 첫째 과제로 건물이 들어설 장소에 맞는 요소를 끄집어내서 건축물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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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힐사이드 테라스( ~1998) /사진=wikipedia |
도쿄 힐사이드 테라스는 도쿄 시부야에서 다이칸야마(Daikanyama, 代官山)로 이어진 야마테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총 14동의 건물을 말한다. 1967년 프로젝트가 시작돼 1969년 A·B 두 개 동이 처음 세워진 후 30년(1969~1998)에 걸쳐서 완성됐고, 2019년 준공 50주년을 맞이했다. 다이칸야마 지역 아사쿠라가의 아사쿠라 부동산이 마키에게 의뢰해 완성됐다. 힐사이드 테라스는 높이 10m 미만의 낮은 건물로 자연과 어우러져 군집 형태로 개발됐다. 작은 건물들은 개개인의 요소로 유사와 차이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힐사이드 테라스는 건물과 도시의 맥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초 버려진 공터를 최신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선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미용실, 레스토랑, 아트숍 등이 입점해 있다. 주거·상업·사무 공간을 망라한 곳으로 가로수를 비롯한 주변 환경과 건물 관계를 고려해 설계됐다.
"좋은 공공건축, 좋은 도시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도 좋고, 혼자 이용해도 좋은 곳"이라고 했다. 힐사이드 테라스는 2011년 이후 이 지역 랜드마크 지위를 '다이칸야마 쓰타야(Tsutaya) 서점'에 넘겨주었다. 이곳은 쓰타야가 매장을 1400곳 이상 확장하며 30년 가까이 축적한 역량이 응축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힐사이드 테라스와 쓰타야가 조화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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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스파이럴 빌딩(Spiral Building.1985) /사진=wikimedia |
도쿄 스파이럴 빌딩(Spiral Building 1985)은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로 속옷 브랜드인 '와코르'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오모테산도 거리의 끝자락인 아오야마5초메에 위치하고 있다. 스파이럴 빌딩에는 갤러리, 이벤트홀, 카페, 미장원, 네일살롱 등 여성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입점해 있다. 갤러리와 다목적홀이 중심시설이다.
스파이럴 빌딩은 전체적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1층은 필로티 방식을 적용해 공유공간화시켰고, 2층은 전면에서 보았을 때 계단식으로 처리됐다. 각자 크기가 다른 보이드한 창, 약간의 각도를 갖고 튀어나온 그리드 면, 가벽 안에 들어있는 원뿔형 탑, 휘어진 벽면 등 모더니즘의 진수라고 할 만한 요소들이 완벽한 비례 안에 간결하게 표현돼 있다. 이 빌딩의 특징은 내부 연결 통로에 있다. 나선형 램프는 한 층에서 다른 층 갤러리로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도록 이어준다. 경사로는 벽면에서 살짝 떨어져 있으며 전체적으로 창문을 옆에 끼고 있다.
교토 국립근대미술관(1986)은 오카자키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다. 교토의 근대 일본회화나 공예작품 중에서도 뛰어난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이다. 은빛이 도는 새시와 석재에 의해 정갈하게 정방형 격자(1.5m×1.5m)로 교토의 도시 구조를 은유한 입면을 구성했으며 건물 모서리 부분은 마키 특유의 건축 언어인 투명한 유리로 처리했다.
마키는 수평성과 수직성, 근대와 과거, 투명성과 중후함, 일본과 서양이라는 이중성의 양상을 외벽면에 표현했다. 건물 중앙이 아닌 한쪽에 치우치게 배치한 로비는 풍경을 한 폭의 유리 액자에 담아놓은 듯한 도구로 활용된다. 중앙 계단은 1층과 3층 전시장을 이어준다. 벽면은 원호와 삼각형 도형을 이용했다.
[프리랜서 효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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