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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흑인 사망

남부연합 동상 철거…'플로이드 시위'에 미국판 과거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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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에 위치한 로버트 E. 리 장군의 기마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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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촉발된 '플로이드 시위'가 미국판 과거사 이슈를 재점화 하고있다. 플로이드 시위를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인종문제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리치몬드 기마상 철거다. 앞서 4일(현지시간)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주도 리치몬드에 있는 로버트 E. 리 장군의 기마상 철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찬성하는 쪽인 남부연합을 이끈 인물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다. 이 때문에 최근 1주일 이상 이어진 플로이드 시위 기간 동안 낙서와 파괴 등 주요 목표물이 되어왔다.


그동안 리 장군의 기마상을 두고 철거를 해야한다는 쪽과 보존해야한다는 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리 장군의 기마상이 흑인 노예제도를 사수하는 상징으로 남부 역사에 대한 부적절한 존중이라는 주장과, 기마상을 철거하는 것은 역사의 일부를 지우는 일이라는 주장이 대립하면서다.


리 장군의 기마상 철거는 그동안 미국 사회의 인종문제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돼 왔다. 지난 2017년 샬러츠빌 시위 당시에도 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마이크 시그너 시장은 리 장군 동상 철거를 추진한 바 있지만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법정 소송으로 무산됐다.


샬러츠빌 시위는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 시위 중 한 참가자가 차를 타고 반대집회 인파를 향해 돌진하면서 1명이 숨지고 36명이 사상을 입은 사건이다.


살러츠빌 시위가 일어난 2017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집권 초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혈사태 발생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태의 책임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분명히 따지지 않은 채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가 후폭풍에 시달린 바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인종 문제가 되레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란 의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성과를 자랑하며 플로이드를 언급,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는가 하면 '법과 질서'를 명분으로 군동원이라는 강경책을 꺼내는 등 되레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재선 캠프 내부에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흑인 표심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미 CNN방송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플로이드 시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대학살'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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