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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회고록 출간 “그분 곁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 마쳤을까. 그렇지 못해 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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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회고록 출간 “그분 곁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 마쳤을까. 그렇지 못해 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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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박대통령 보좌하려 이혼하고 ‘투명인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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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하려고 남편 정윤회씨와 이혼했고, 이후 청와대에서 ‘투명인간’ 처럼 지냈다고 회고했다.

4일 출판계에 따르면 최씨는 출간을 앞둔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 위치에 있는 분 가까이에 있으니 내가 권력이나 명예를 좇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함께 지내는 가족도 없는 그분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무렵부터 나는 가족과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며 “정 실장(정윤회 전 비서실장)과도 수시로 갈등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전 남편인 정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조 최측근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보좌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비서실장을 지냈다. 또 이른바 ‘문고리 4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고 이춘상)을 박 전 대통령에게 천거하기도 했다.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씨와 1995년 결혼했고, 2014년 5월 조정을 통해 이혼했다. 이듬해 5월 최씨를 상대로 재산 분할을 청구 소송을 냈다 9월 취하했다.

최씨는 또 “사실 내가 아버지 딸만 아니면 우리 부부 사이는 문제가 없었다”며 “그는 아버지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며 수차례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떠나자니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고, 그대로 있자니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을 것 같고…, 그래서 나는 결국 그를 최태민의 사위에서 놓아주기로 했다”며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아울러 “아마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며 “당시에도 나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투명인간이 돼야 했고, 비서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다. 그분(박 전 대통령)이 그걸 싫어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나의 개인사에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며 “내가 뭘 먹고 사는지, 이혼을 했는지, 마음은 어떤지, 이런 건 대화의 소재가 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첫 여성 대통령이기에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길 누구보다 바랐는데, 반대파의 공격으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며 “내가 그분 곁을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진작 떠나지 못한 나 자신이 후회되고 한스럽다”라고도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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