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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격화된 이번 시위의 기저에는 미국사회의 인종 간 경제적 불평등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0여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정에서 미 경제가 기록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흑인은 이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플로이드 사건이 촉매가 돼 터져나왔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흑인가정의 중위소득은 4만1361달러(약 5034만원)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0년간 3.4% 증가한 것이다. 반면 같은기간 백인가정의 중위소득은 8.8% 성장해 7만 642달러(약 8597만원)를 기록했다.
백인과 흑인간 자산규모도 10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브루킹스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백인가정의 순자산은 17만1000달러(약 2억 812만원)에 달하는 반면 흑인가정의 순자산은 이의 10분의 1 수준인 1만 7150달러(약 2087만원)에 불과했다.
워싱턴DC에 있는 하워드대학의 제너럴 대니얼스 경제학부 교수는 "(흑인 커뮤니티가)자산과 소득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경제적 불평등 때문에 불안이 가중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부를 일구기 위한 발판이 되는 사회진출에 있어서도 흑인들이 여전히 다른 인종에 비해 기회가 가로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흑인은 단 4명 뿐인것으로 조사됐다. 명품브랜드 코치를 거느린 지주사 '타퍼스트리'의 지데 자이틀린, 제약업체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주택용품 유통체인인 '로우스'의 마빈 엘리슨, 금융사 'TIAA'의 로저 퍼거슨 등 4명이 전부다.
흑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일자리도 저임금노동에 몰려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손님을 직접 응대하며 낮은 임금을 받는 '프런트라인' 업종의 17%가 흑인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포천 500대 기업 흑인 CEO 4명 중 3명이 이번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언급하며 논란이됐다. 케네스 프레이저 머크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이드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은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흑인으로 미국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기회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데 자이틀린 타퍼스트리 CEO 역시 "깨진 유리창은 교체할 수 있지만 플로이드를 살려낼 수는 없다"며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호소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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