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 아직 풀지 못한 정의연·윤미향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
재단 설립과 윤 의원 의혹은 분리해서 생각할 문제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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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회계 누락 의혹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국회의원 신분이 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향후 의정 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의 대리인 격으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관련 분야에 힘을 쏟겠다고 했지만, 중요한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되레 본인 스스로가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22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조직의 투명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일을 차분히 점검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회계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정의연. 아울러 윤 의원 역시 이사장 재임 시절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것과 안성 쉼터 부실 운영,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사전 인지 등의 의혹이 제기됐지만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시위 자리에서 "이용수 인권운동가님과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무차별 접근과 비난 행위가 참담하다"며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도 사흘째 국회로 출근했지만 지난달 29일 기자회견 이후 추가 자료 공개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윤 의원이 공약 이행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인 취지는 옳다고 해도, 피해자 아닌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제2의 정의연으로 비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4.15 총선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윤 의원은 △n번방 사건 등 성착취, 성폭력 범죄 근절을 위한 제도 마련 △한일국제여성평화의원 기구 설립으로 한일평화 및 한반도평화 국제연대 구축 등을 입법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이다. 윤 의원은 해당 재단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진상규명 및 교육·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등 기념 추모사업 지원을 구상하고 있다.
이 이사장도 지난달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의 전신) 출범 이후 30년간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위안부 문제 관련 독립 연구기관이 없었다며 재단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42차 수요집회에서 시민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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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확실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지원 등은 분명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실제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했다.
다만 해당 법률안에서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은 부대의견으로 포함됐다. 재단 설립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결국 설립 문제는 제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몇 남지 않은 상황이라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다. 윤 의원 역시 재단 설립을 줄곧 주장해왔던 터라 입법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안부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이후 윤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를 위했던 그간 활동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는 처지로 몰리면서 오히려 윤 의원 때문에 재단 설립이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재단 설립과 정의연, 윤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분리해서 생각할 문제라는 점이다.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주체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직도 피해 아픔을 치유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회계 등과 관련한 의혹은 이와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
의혹의 꼬리표를 아직 떼지 못한 윤 의원. 본인의 최대 목표인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이 정의연 사태와 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선 결자해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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