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반인종차별주의 노선 강조…영국선 수백명 규모 시위도
프란치스코 교황.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국의 백인 경관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태의 파장이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공식 입장이 나오는가 하면 영국에서는 관련 대규모 시위도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현지시간) 수요 일반 알현 훈화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사회적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하거나 모른 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지 플로이드를 비롯해 인종차별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동시에 미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부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태에도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교황은 이를 "자기 파괴적이며 자멸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폭력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서 '미국 흑인사망' 항의 시위 |
독일 정부도 플로이드 사건을 "끔찍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반인종차별주의 노선을 분명히 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이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에 충격을 줬다면서 "독일을 비롯한 모든 사회는 지속해서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는 플로이드 사망과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적 행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캠페인 그룹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s)가 주최한 이날 시위에는 시민 수백명이 참가해 "영국도 결백하지 않다"며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경찰도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경찰서장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게 된 방식에 놀라고 충격받은 전 세계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면서 "어디에서든 편견과 인종주의, 차별에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도르트문트 산초,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 세리머니 |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하원에서의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충격적이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영국 주요 도심 건물은 전날에 이어 플로이드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자주색 조명을 밝혔다.
스웨덴에서는 전날 6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시위가 진행됐다.
유럽 축구계도 플로이드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AS로마는 3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울로 폰세카 감독과 선수들이 플로이드를 추모하고자 훈련에 앞서 무릎을 꿇었다"면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LivesMatter)는 뜻의 해시태그와 함께 관련 사진을 포스팅했다.
제노바FC도 "언제나, 어디서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글과 함께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AS로마 선수들 |
앞서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첼시·뉴캐슬 등이 같은 방식으로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 행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독일축구협회(DFB)는 분데스리가 일부 선수들이 인종차별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자 플로이드 추모 세레머니를 펼친 데 대해 징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기장에선 원칙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현이 금지되며 이를 어기면 징계를 받는다.
DFB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게 정치적인 의사 표현이라기보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에 더 가깝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lucho@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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