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88) 아들 재헌씨(55)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참회’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경계와 우려를 표명했다.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제13대 대통령 노태우’라고 쓴 조화를 바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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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과 5·18유족회, 5·18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3일 공동성명을 내고 “노태우를 대신하여 재헌씨가 5·18묘지를 찾은 것에 대해 ‘참회’라는 억측이 난무하는 등 본질을 흐리고 있어 경계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헌씨는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제13대 대통령 노태우’라고 쓰인 조화를 바쳤다. 재헌씨는 지난해부터 건강문제로 외부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를 대신해 광주를 찾아 ‘대리사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처음 5·18묘지를 찾았고 12월에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의 ‘김대중 홀’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5월 단체는 “몇 번의 묘지 참배로 마치 5·18학살의 책임을 다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학살책임자의 사죄와 반성을 바라는 것이지 반란 및 내란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그가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추모화환을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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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참회가)실제 노태우의 뜻인지는 재헌씨의 발언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2011년에는 회고록에서 ‘80년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라며 책임을 돌렸다. 아무런 사죄와 반성 없이 아들을 시켜 추모 화환을 전달하고, 일부 언론에서 이를 대단한 것으로 추켜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5월 단체들은 노씨가 본인이 직접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헌씨의 5·18묘지 참배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노태우 본인의 사죄”라며 “5·18희생자에 대한 참회의 뜻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5·18학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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