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제공 | KPGA |
[용인=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문경준(37)의 2020년은 예상 밖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2019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의 주인공이 된 문경준은 올해 새 도전을 선언했다. 시드를 확보한 유러피언투어까지 병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겨우내 아시안투어에 참가해 예비고사를 본 뒤 지난 2월 말 오만 오픈으로 공식 데뷔전을 치렀고, 3월 초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까지 소화했다. 그러나 여정은 거기까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멈췄기 때문이다. 문경준도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1일 참가한 KPGA 스킨스 게임 2020은 약 3개월 만에 치르는 실전이었다. 마침 유러피언투어가 오는 7월 영국 브리티시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시작으로 시즌을 재개한다는 발표를 내놓은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경준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난 가지 않으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유러피언투어로부터 영국에서 5개 대회를 만들었으니 참가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간다고 해도 그쪽 검역 당국에서 바로 해외 선수들을 케어해주는 것도 아니고, 관련해서 정확한 내용이 나온 것도 아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데다가, 들어가서 2주간 격리한 후 돌아오면 또 2주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큰 변수 속에서도 시즌 준비는 순항 중이다. KPGA 스킨스 게임 2020에서도 최고 상금(2000만원)이 걸린 마지막 18번 홀에서 약 6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비록 이벤트 대회이긴 했으나, KPGA 간판선수들과 함께한 실전은 문경준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그는 “우리도 플레이하며 서로에게 놀랐다. 박상현의 정교한 아이언, 함정우의 깔끔한 스윙 등을 보며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아시안투어와 유러피안투어도 뛰어봤지만, 실력으로 보면 한국도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골프를 접할 기회 많은 반면, 한국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회가 하나라도 더 생긴다면 선수도 양질의 환경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KPGA 역시 7월 다시 문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경준은 “오랜만에 대회에 나와서 긴장했다. 부담을 갖고 플레이를 했다”며 “남은 한 달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시즌이 재개되면 경쟁력 있는 플레이를 보일 수 있도록 운동은 물론 연습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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