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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이재명이 쏘아 올린 '2차 재난지원금'… 방향성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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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에게 2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논의에 불을 댕겼다. 10조3000억원 규모의 ‘매머드급’ 예산이 필요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경제순환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돈줄’을 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이미 선을 그은 터라 이번 논의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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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 “경제 나빠져, 최소 두세 번 지급해야” vs “검토하지 않아”

경기도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편성에 필요한 10조3685억원의 예산을 3차 추경안에 포함해달라고 지난달 29일 정부에 건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이 지사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35∼40조원 규모의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자 이 금액 중 25%가량을 공급이 아닌 수요 측면의 재난지원금으로 돌리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도 차원에서 일주일간 정부에 건의를 준비했고, 이날 평소와 달리 페이스북이 아닌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의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가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상은 5184만명의 전체 국민으로, 이를 위해선 예산만 10조원 넘게 든다. 범위를 경기도로 좁히더라도 1331만명 기준 2조6623억원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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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망원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용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도나 시·군에서 바라보는 것과 중앙에서 바라보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기업지원을 활성화할 것이냐 수요 측면을 강조할 것이냐는 방법론의 문제로, 후자가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이번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전액 국비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1차 때의 1인당 25만원 안팎에서 20만원으로 지급액이 낮아진 것도 지자체의 분담금을 제외한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도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재원인 재난관리기금과 지방채 발행을 거의 소진했다”며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결국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때처럼 부정적이다.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홍 부총리는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정부 합동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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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 효과 놓고 의견 갈려…재원조달 위해 부유세 거론도

이 지사는 이런 미묘한 시점에 다시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카드를 꺼냈다. 앞서 이 지사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소득 하위 70%를 고집할 때도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논의에 불을 댕긴 바 있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이 필요한 이유로 불황 장기화를 꼽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제는 상당 기간 나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최소한 두세 번 정도는 더 지급해야 한다”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경제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공급보다는 수요(재난지원금)를 보강해야 정상적 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도는 지난 4월부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1인당 10만원)을 지급한 이후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판단한다. 한국신용데이터 조사에서 지난해와 비교한 도내 자영업자의 카드 매출 비율은 올 4월 셋째 주(4월 13~19일) 95%에서 5월 셋째 주(5월 11~17일) 107%로 전년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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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오성면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재난기본소득 접수창구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도 관계자는 “선별 지원한 다른 광역지자체의 카드 매출이 들쑥날쑥하거나 낮은 수치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5∼16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0%는 재난지원금(기본소득)으로 ‘평소 가던 대형마트 대신 동네 가게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또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동네 가게를 이용’(33%), ‘전통시장을 방문’(34%)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2차 재난지원금의 경제 선순환 효과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원칙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을) 고려대상에서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재원조달 방안이 뒷받침되는 게 바람직한데, 부자를 대상으로 한시적 부유세를 부과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 때문인지, 재난지원금 덕분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며 “(효과가 불분명한) 재원지원금 확대는 빚을 늘려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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