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통합당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 개원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반응이어서 여야간 '협치' 분위기는 사실상 물건너 가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정국이 냉각되면서 자칫 여당만 참여하는 반쪽 국회 개원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히틀러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외치면서 독재를 해 왔다"며 "통합당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하면 그 이후 상임위 구성과 추경, 모든 것에서 우리당의 협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전날 김 비대위원장이 전날 여야 협치 분위기를 조성한 것과도 대비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3차 추경과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재정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추경이) 만들어지면 협조해야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확장 재정 기조에 공감을 표하면서 추경 통과에 조건부 협조를 피력한 것이다. 일각에선 '반대만을 위한 야당'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상임위원장 석권을 노리는 여당의 '독불장군'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루사이 상황이 반전되면서 원구성 등 여야 협상은 다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됐다. 현재 여야는 원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장직을 가져오기 힘겨루기 중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의 체계ㆍ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해 야당의 '발목잡기'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법사위원장ㆍ예결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배분해야 정부ㆍ여당을 견제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민주당은 단독 개원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통합당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협상의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정치의 근본을 세운다는 비장한 각오로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통합당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개원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첫 임시회 집회일을 '임기 개시 후 7일'로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오는 5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는 등 21대 국회를 정상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의장을 통한 상임위 강제 배정, 즉 '상임위 독식'을 염두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다만 여야 협치에 기반한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여당 혼자 일하는 국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는 민주당으로선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만약 민주당이 통합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5일 국회 개원을 강행할 경우 총선 이후 첫 임시회 집회일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1994년) 이후 사상 첫 단독 개원으로 기록된다. 단독 개원이 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 역시 정치적 부담 등으로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