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1.3%…"추경효과·미중분쟁이 2분기 좌우"(종합)

한국은행,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 발표

2008년 4분기(-3.3%) 이래 최저 성장률

내수 및 민간부문 성장기여도 대폭 축소

"추경·수출흐름·미중분쟁 등이 2분기 결정"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3%를 기록했다. 속보치 대비 소폭 상향 조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상반기 -0.5% 성장을 위해선 2분기에는 -2%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내야 하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효과와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GDP 성장률 -1.3%…민간소비 IMF 이후 최저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앞서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이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2.4% 감소했다. 서비스업 성장률 감소폭은 IMF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석유정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1.0 감소했고 건설업은 토목 및 전문건설이 늘면서 0.2% 증가했다.

민간소비 역시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등에서 모두 줄며 전기대비 6.5% 감소했다. 그나마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1.4% 늘었고 건설투자도 건물 및 토목 건설 등을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지만 자동차, 기계류 등이 줄면서 전기대비 1.4%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6% 더 크게 줄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민간·내수 성장 기여도 -1.6%P, -2.1%P…대폭 축소

이에 따라 민간부문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전기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 민간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1.6%포인트로 전기(0.5%포인트)대비 크게 축소됐다. 반면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분기 확장적 재정 운용에 따라 0.9%포인트를 기록한 데 이어 플러스 기여도를 이어갔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2.1%포인트로 전기(1.3%포인트)대비 크게 축소됐으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7%로 전기(0.1%) 대비 확대됐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8% 감소했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전기 5조2000억원에서 4조6000억원으로 줄었지만,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보다는 감소폭이 작게 나타났다.

총저축률은 36%로 전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총저축률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총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최종소비지출(-4.2%)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1.7%)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상승했다. 국내총투자율(31.2%)은 건설 및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자료=한국은행)

◇“1·2차 추경효과 및 미중 무역분쟁 등이 2분기 성장률 결정”

올 1분기 성장률이 -1.3%로 집계되면서 한은이 전망한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0.5% 성장을 위해선 2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2% 안팎이 되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상반기 -0.5%, 하반기 0.1% 성장으로 올해 -0.2% 성장을 전망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성장률 패턴을 보면 지난해 3분기 0.4%, 4분기 1.3%, 1분기 -1.3%를 나타냈기 때문에 상반기 성장률이 -0.5% 수준이 되려면 2분기에는 -2% 초중반대를 기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2분기에는 정부의 추경 편성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 등의 성장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양수 국장은 “재난지원금이 2분기 민간소비 쪽으로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1·2차 추경 효과가 얼마나 가시화되고 수출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또 미중 무역 분쟁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데 6월중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