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표현의 자유 규제하지 말아야" 입장에
페이스북 직원 반기…수백명 온라인 파업도 실시
페이스북, 인권단체 기부·직원과의 대화 조기개최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폭력을 야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게시글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마크(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의 결정에 완전히 반대하는 페이스북 직원이다. 나는 페이스북에서 혼자가 아니다. 인종차별에는 중립이 없다”(제이슨 스티만 페이스북 다지인 매니저, 5월 31일 자신의 트위터(사진))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을 제재하지 않겠다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방침에 페이스북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말 사이 이같은 입장을 게재한 페이스북 직원들은 최소 12명이다. 수백명은 항의의 의미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환경 설정을 하고 인트라넷 시스템에 로그인하지 않는 등 ‘온라인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 는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을 꺼리는 페이스북 사내 문화를 볼 때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계기가 된 것은 지난 5월 28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을 흐릿하게 처리하고 “폭력을 찬양하고 있다”는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폭스뉴스나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기록을 냅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슈가 논란이 될 경우, 오히려 공개석상에서 논의되는 것이 더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의 주장에는 임원들조차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라이언 프리타스 뉴스피드 제품 디자인 이사는 “마크가 틀렸다. 그의 생각을 바꾸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앤드류 크로운 포털 디자인 팀장도 “플랫폼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이같은 사내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직원들이 경영진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가 인권단체에 1000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하고 당초 4일로 잡혀 있던 직원과의 대화를 2일로 앞당기는 등 사내 대응에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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